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산사 일곱 곳 중 하나인 선암사에 다녀왔습니다.
선암사는 전라남도 순천 조계산 장군봉 아래에 위치한 사찰로
① 529년(백제 성왕 7) 아도화상이 창건했다는 설과
② 875년(통일신라 헌강왕 1)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어요.
학계에서 더 신뢰받고 있는 창건설은 ② 도선국사 창건설.
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국사가
우리나라의 안녕을 위해 지은 절만 해도 현재 100여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누가 창건했든 간에
순천 선암사는 천년이 넘은 고찰이라는 것.
주차장에서 순천 선암사까지 편도 1.5km 길은
걸어가면 30분 정도 걸려요.
꽤 길지만 길이 평평하고 아직까지 비포장 흙길이라
산책한다 생각하고 걸으시면 걸을만해요 ㅎㅎ
가는 길 중간쯤엔
선암사의 유명한 포토존 보물 제400호인 승선교도 있습니다.
승선교는 멀리서 보면 '저게 뭐가 보물이야...' 할 수도 있지만...
실제 아래로 내려가서 보면
승선교 반원 안에 2층 정자인 강선루가 보이면서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그러니 꼭 다리 위가 아닌 다리 바로 앞까지 가셔서 풍경을 보시길 바랍니다.
사찰의 입구 역할을 하는 일주문입니다.
이 입구가 속세와 부처님의 경계라고 할 수 있죠~
이 일주문 바로 앞에는
설사 임금일지언정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하마비'가 있는데,
대체 왜 절에 하마비가 있을까요?
그 이유인즉슨,
조선의 정조대왕이 후세를 이을 아들이 태어나지 않자
선암사 원통전에 기도처를 마련하고 기도를 올렸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정조가 백일기도를 올린 후 순조가 태어났다고 하네요?
선암사가 특이한 점은
다른 유명한 사찰에 비해 화려함은 없고, 소박하다는 거예요.
다른 절에 비해 증축이나 개축이 많이 없어
전통 사찰의 모습을 잘 지킨 고찰.
그래서 아마 방문해 보시면 마치 할머니집을 간듯한 편안한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혹시 절의 공양간을 특별히 이용하고 싶으시다 하시면
절은 밥을 11시쯤 먹기 때문에 일찍 방문하셔야 해요.
제가 문화해설사님께 듣기로는
인원이 단체 정도는 돼야만 공양간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송광사의 공양간을 더 추천하신다고...;;;
일주문에서 좌측으로 걸어가다 보면
나오는 '해우소'.
재래식 화장실입니다.
우리나라 사찰 해우소(화장실) 중 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전라도 순천 선암사와 강원도 영월 보덕사로
전국에 단 두 곳이 전부.
선암사의 해우소는 예전에 불가리스 CF를 찍었던 곳이기도 하지요.
아마 이곳을 지나가셔도 화장실인 줄 모르셨던 분들이 많으셨을 텐데...
냄새가 안 나는 건
배설물 위에 낙엽이나 볏짚을 덮어두기 때문이랍니다.
가을에 갔더니 단풍이 참 예쁘더군요~~~
✔️ 정조가 기도를 드렸던 원통전
선암사 원통전은 관세음보살을 모셔놓은 전각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보살로
소원을 들어주느라 워낙 바빠 눈과 귀가 천 개가 있는 거라 하죠.
원통전의 건물 평면은 T자형으로
사찰 건축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독특한 구조입니다.
그리고 기둥 아래를 보면 같은 높이에 홈이 있어요.
이걸 보고 우리는 홈에 마루를 걸었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이처럼 전각에 바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한 번 더 차단한 이유는
원통전은 단순한 전각이 아닌 왕실의 기도처였기 때문.
문살 조각마저
사찰과는 거리가 먼 '부귀영화'라는 꽃말을 가진 모란입니다.
이 문살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니
선암사에 가신다면
원통전에 있는 문살은 눈으로 꼭 감상해 보시길...!!!
여러 전각들 중
산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는 산신각.
대웅전.
가운데 있는 문은 아무리 커도 창문 역할이니
옆문으로만 다니기.
대웅전의 단청이 많이 벗겨져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는데,
이는 단청을 잘못했을 경우 박리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어
자연염료로 최소한의 보존 처리만 하고 있어 그러합니다.
덕분에 옛 사찰의 고즈넉한 멋을 우리는 더욱 느낄 수 있는 거죠 ^.^
스님과 차담시간을 가지기 위해
전통야생차체험관으로 가는 길.
선암사 차밭이 1,000연이 넘는 역사를 가져
명성이 자자하니
전라도 선암사를 방문하시면 녹차 한잔은 꼭 맛보시길 ❤️
옛날에는
차 씨와 같이 존경받고 사랑받으면서 그 집 귀신이 되라는 의미로
아빠가 딸이 시집갈 때 가마에 차 씨를 실어줬대요.
이 외에도 차에 대한 이야기를 스님께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문화해설사님과 동행해 방문했기에 스님과 차담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거~
송광사 스님들은 근엄하셔서 범접하기가 다소 힘들다면...
선암사 스님들은 친근하시더라고요 ㅎㅎㅎ
아마 선암사가 태고종 사찰이라 그런 거 같아요.
태고종은 스님에게 결혼을 자율적으로 허락하는 종단으로
결혼을 한다한들 승적이 박탈되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선암사에 계신 모든 스님들이 결혼을 하신 것은 아니라는 것.
눈을 확 사로잡는 화려함은 없지만
갈수록 편안한 선암사.
순천여행 오신다면 한 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릴게요 😊
🔖 다음 포스팅으로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