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엄마께서 미로관광여행사에서 주최하는
'대둔산케이블카관광'이 적어져 있는 전단지를 가지고 오셨다.
제공내역을 보니
아침(차내식) - 점심(한식뷔페 혹은 불백) - 인삼 한 박스 무료 제공 - 케이블카비 무료 탑승 - 귀가 시 떡 제공...
이걸 단돈 2만 원에 해준다고?
뭔가 석연찮았지만
2만 원 밖에 안 하고, 엄마께서도 가고 싶다 하시길래
결국 그 주에 우리는 대둔산 관광을 가기로 했다.
당일날 ☀️
약속 장소로 7시까지 가야 했는데,
엄마랑 나는 그만 늦잠을 자버렸다.
다행인지 아닌지 6시 반쯤 가이드에게서 전화가 왔었고,
우리는 그 전화를 받자마자
세수만 겨우 한채 탑승 장소까지 열심히 뛰어 탑승에 성공!
버스에 타보니...
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60대 이상;;;
엄마께 내리고 싶다고 애원했으나...
괜찮다면서 오랜만에 콧바람 쐬자며 -_-;;; 그냥 가자고 하셨다.
이때 내렸어야 했다.
45인승 관광버스였는데,
인원이 초과되는 바람에
결국 네 분의 어르신이 내리게 되었었는데,,,
이 네 분...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조상신이 도우신 거라고 생각한다.
과연 일인당 2만 원 돈으로
제대로 관광이 이루어질까 하는 걱정반,
엄마랑 전라도를 벗어난다는 설렘반으로
그렇게 관광버스 여행은... 시작되었다.
첫 제공내역이었던 차내식.
김밥 1줄이었다.
생각보다 김밥맛이 괜찮았어서
이때까지만 해도 음~ 나쁘지 않네 ㅎㅎㅎ 하며 히죽히죽 웃고 있었던 나^^
(그래... 많이 웃어둬라...ㅋㅋㅋㅋㅋ에효)
가는 내내
가이드님의 수위 높은 야한 농담;;;
언제 적 개그인 건지...........-_- 더럽기만 하고 하나도 안 웃겼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는 대둔산만 가면 되니깐ㅡ.ㅡ!
그
런
데
역시나
세상에 공짜는 없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바로 대둔산으로 갈 줄 알았건만
대둔산이 아닌
중소기업의 홍보전시관에 살짝 들리자고 말씀하시는 가이드님 -_-
그래....
가격이 해도 해도 너무 저렴한 패키지 상품이니....
홍보관 하나쯤은 들려도 괜찮겠다 싶었다.
(안일한 생각이었다. 과거의 나야. 반성하자.)
첫 번째 홍보관 코스는
귀사문석 매트 의료기를 판매하는 제이엠 의료기였다.
이날 추위에 좀 떨었던지라
의자마다 깔아져 있는 온열매트에 엉덩이를 녹이니 좀 살 것 같았다.
조금 앉아 있으니 홍보하시는 남성분이 들어오셨고,
귀사문석 팔찌를 나눠주는 걸로 환심을 조금 산 다음
약 20분 정도 쉬지 않고 열띤 판매 홍보가 이어졌다.
꾸역꾸역 듣긴 들었으나... ㅈㄴ 짜증 났다는 거~~~
대답 안 하면 대답하라고 계속 뭐라 하질 않나...
조금만 다른 곳 보면 지명까지 해서 자기 보라고 함ㅋㅋㅋ 후 ㅡㅡ
학교 수업도 이렇게는 열심히 안 들었던 거 같은데 ^^
우리가 직접 공장으로 견학을 왔기 때문에
400만 원대 매트를 100만 원대에 팔아주는 거래나 뭐래나 -_-
이러나저러나 안 삽 니 다 안 사 요 ^^
홍보가 끝나니
판매요원 4~5명이 들어와 우리에게 제품을 사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했다ㅋ
나는 너무나 터무니없는 가격에 아무도 안 사겠거니 했는데,
와... 이걸 사시는 어르신이 4분이나 계셨음 ㅡㅡㅋ 개충격.
구입할 때 이름하고 전화번호만 기입하고 돈은 나눠서 지불하면 된다고
어찌나 구매를 유도하던지 -_-
귀사문석 매트... 전자파가 절대 안 나온다며 엄청 강조하시던데
이 아저씨야 ㅡㅡㅋㅋㅋㅋㅋ
요즘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매트 중에 전자파 나오는 거 찾는 게 더 힘들겠네요 ㅡㅡ
그래도 관광 비용이... 저렴하니까^^
첫 번째 홍보관은 그나마 정신적으로 견딜만했다.
그런데 또 두 번째 홍보관으로 이동한단다.
후
ㅡㅡ
이게 무슨 관광임?????????
두 번째 홍보관은 케이진바이오제약으로 공진단 판매였다.
영묘사향 공진단.
함량 75ml.
인터넷에서는 10만 원만 주면 충분히 구할 수 있는 건데,
여기에서는 50만 원 이상에 판매했다 ^^
그것도 무지 선심 쓰듯이 ㅋㅋ
이것저것 사은품까지 끼워 넣어주면서 말이다.
여기도 첫 번째 홍보관처럼
홍보 끝나자마자 판매요원 4~5명 들어와서 판매 권유 하기 시작하고,
이름과 전화번호만 써서 분납하면 된다고 했다ㅋ
이때 느꼈다.
이거 다단계 비슷한데?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홍보하시는 분 말씀에
대답 계속하고, 끄덕끄덕해 주고, 호응해 주고.
우리가 잠재적 판매 유도 들러리인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뿔. 2만 원에. 대둔산 관광을 믿은 내가 바보다 바보.
이때는 아주머니들도 나오셔서
화장실에서 한 마디씩 다들 욕하셨다 ㅋㅋㅋㅋㅋㅋ
이런 데인 줄 몰랐다며.
알았으면 안 왔을 거라며.
버스에 타니
우리의 눈치 빠른 가이드님.
기분 풀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며 어르신들 달래기 시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점심은 불고기전골인데,
불고기는 아마 별로 없을 거라고 언질을 주셨다ㅋㅋㅋㅋㅋㅋㅋ
1시가 다 돼서 도착했더니 ㅈㄴ 배고픈데,
우리 말고도 관광차가 수두룩 백백.
10분 정도 차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들어오라고.
꼬르륵 거리는 배를 부여잡고 입장했으나
보자마자 식욕 잃었다.
불고기 전골?
이 정도면 살면서 불고기 전골 한 번도 안 드셔보신 거 아닌가?
이건 불고기 전골이 아니라 야채국입니다.
반찬도 다 중국산 같고...
2-3 숟갈.. 뜨고 나와버렸다 ㅠㅠㅠㅠㅠㅠ
차라리 아침에 주셨던 차내식 김밥을 주세요.................... 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어르신들은 허기가 지셨는지
밥 한 공기씩은 다들 드셨다. 우리 엄마 포함.
나는 아직 배가 덜 고픈가 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때만 해도
대둔산 가서 간식거리 하나 사 먹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ㅋㅋㅋ
그
런
데
버스타자 마자
세 번째 홍보관으로 간다네???
ㅅㅂ
오후 2시가 다 되어가는데
대둔산은 언제 가는 거냐고요.
마지막 홍보관이었던 금산고려홍삼.
여기서는 황칠나무농축액을 판매했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자기들은 더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하면서 검색해 보라 하는데...
저기요... 핸드폰 안 터지게 해 놓으셨잖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ㅅㅂ 그래도 앞에 2곳은 핸드폰이라도 터졌지.
여기는 핸드폰도 안 터졌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법은 앞 2곳과 역시나 같았고,
여기서 결제하고 가면 덤을 더 준다면서....
자기네들은 마진 필요 없고, 입소문 때문에 손해 보면서 파는 거라고 말하는데....
진짜 어르신들 상대로 이러고 싶을까? 하는 생각만 계속 들었다.
심지어 여기 판매요원은
아무래도 세 번째라사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까
이런데 와서는 사주고 가는 게 예의라고
살짝 짜증도 내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이런 데인 줄 알고 왔냐고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ㅗ
그래도 마지막 홍보관이 그나마 나은 게
전원에게 비누 하나씩 준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저 비누 안 쓸테니까
잠재적 고객 판매 유도 호응 한 거 일당이나 주세요 ^.^
이런 거짓 관광이 지금 현시점에 존재한다는 게 어이가 없어서 검색해 보니
2005년부터 있었네?????
ㅅㅂ....
수법 좀 바꿔라.
앉아서 홍보 연설만 들었는데도
계속 대답하고
호응해 주느라
진이 다 빠져버림.
안 그래도 열받아 죽겠는데
우리의 가이드.
버스기사 수고비를 주자며 5,000원씩 걷자고 한다.
ㅅㅂ.
내가 주기 싫다고 난리 쳤는데, 엄마가 그냥 주자 함 ㅡㅡ
다른 아주머니들. 분명 나보다 더 욕 하셔 놓고...
5,000원은 아무 말 없이 다들 선뜻 주시길래 이해가 안 되었었는데,
생각해 보니 우리 모두 몇 시간 동안 백만 원대 고가 상품만 주야장천 설명 듣고 왔다 보니
5,000원은 돈으로 느껴지지도 않는 거지.....
ㅅㅂ
5,000원씩 걷고 나서는
주말이라 케이블카에 사람이 많다고 연락이 왔다며
10,000원을 환불해 주겠다며 관광객들에게 다시 10,000원씩 돌려주었다.
그러더니 홍삼젤리를 꺼내 1만 원에 판매하기 시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000원 준 거 다시 고대로 가져가신 우리의 가이드 ^^
당연히 나는 안 샀고, 우리 엄마도 안 샀다.
아마 우리 빼고는 다 산 듯?
대둔산 도착하니 오후 3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오후 5시까지 버스에 승차하기로 약속하고 내렸다.
오후 3시 넘어서 산에 올라가는 우리를 보고
하산하는 등산객들이
저마다 이제야 올라가는거냐며 한 마디씩;;;;;;;;;
(오후 3시에 산 올라가는 사람 처음 보셨죠?😅😅😅)
산이라 ㅈㄴ 추워서 올라가지도 못하겠는 거
환불받은 케이블카비가 대체 얼마인지 궁금해서 조금 더 올라가 보기로.
올라가는 초입길에
파전, 돈가스 등 판매하고 있었는데,
나는 입맛 실종, 웃음 실종 상태라 엄마만 호떡을 사드셨다.
난 오로지 케이블카 가격이 궁금했을 뿐이고.
사람 많아서 못 탄다고 하더니...
사람 별로 있지도 않더라.
그리고 환불받은 10,000원으로는 케이블카 타지도 못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체 13,500원이던데, 왜 3,500원 덜 주셨나요?
딱 보니 애초에 케이블카 태워줄 계획은 없었던 거 ^^
케이블카도 가까이에서 보니까
수십 명이 서서 타는 케이블카................
2번 왔다 갔다 하면 우리 관광버스 일행분들 충분히 다 태우겠던데???????????
분명 산을 갔는데,
우리 일행분들 전원
산 입구에서만 서성이고 계셨다.
젊은 나도 기 빨린 상태였었는데,
어르신들은 얼마나 기진맥진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면 들수록 열받았었다.
단돈 2만 원에 콧바람 쐰다고 얼마나 기대하시면서 나오셨겠냐고ㅠㅠㅠㅠㅠㅠ
진짜 어르신들 상대로... 이런 사기 치지 마세요. 벌 받습니다.
처음부터 물건 판매하는 홍보관을 몇 군데 들린다는 걸 알려주던가.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네.
할 게 없어서
마지막으로 천 원짜리 어묵하나 먹고 버스에 탔는데,
이미 거의 버스에 탑승하셨더라...ㅋㅋㅋ
이때가 4시 30분 정도였었는데 말이지.
그래도 약속했던 떡이랑 인삼은 하나씩 줬어요.
하루종일 잠재적 판매 유도 호응 했으니
뭐 일종의 수고비인 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날 먹은 것 중에 떡이 제일 맛있었어요.
우리의 가이드님은
내려갈 때는 알아서 우리끼리 가라 말씀하시고 쏙- 빠지시더라고요 ^^
예예~~~ 판매 끝나셨으니 내리셔야죠 ^^
댁 덕분에 금산 부자 될 듯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내려가는 길 내내 열심히 춤추시던 어르신들.
60대, 70대도 청춘이다라는 걸 실감했네요 ;;;;;;;
관광버스에서 춤추는 거 이제는 불법인데...ㅠㅠㅠㅠㅠㅠ 후.
그래도 아주머니들이 마지막에는 즐겁게 노시는 모습을 보니
그나마 다행이지 싶더라고요.
저는 스트레스받으면 자야 해서
오며 가며 잠만 쿨쿨 잤던 대둔산 케이블카 관광 💤 💤 💤 💤 💤 💤
세상에 공짜는 없다. 명심하자. 명심하자.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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